혹자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걱정하지 말라고, 용감하게 두드리라고 해요. 여전히 이 말의 뜻을 머리론 이해하지만 무턱대고 준비없이 패기를 부렸다가는 실패의 쓴 맛을 봐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감정을 지배했죠.
최악의 경우는 두려움을 무시하고 용기만 냈다가 제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나는 이것 밖에 안되지’하며 자기 혐오에 빠지는 것인데. 맞아요. 저는 이 최악의 상황에 나뒹구는 상상을 자주 했어요. 특히나 지금은 환율도 높고 물가도 치솟고 있는 상황이라 내 시간과 돈을 헛되게 쓰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자연스레 강해졌던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을 앞둔 나에게 두려움이 앞서는 일. 자꾸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 펼쳐지고, 패닉에 빠진 내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머릿 속. 과연 두려움이 내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요.
천천히 호흡을 고르고 다시 질문을 해봐요. ‘두려움’은 지금 내게 어떤 시그널을 보내고 있나. 무작정 신호를 무시하는게 아니라 온전히 감정 속으로 들어가보는거죠.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은, ‘나는 기초부터 배울 준비가 되었는가?’로.
‘사람들이 나를 봐주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은, ‘나는 내 고집을 주장하기보다 겸허히 피드백을 받아드릴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가?’로.
‘괜히 욕심을 냈나?’ 하는 두려움은, ‘나는 어려움이 닥쳐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나를 성장시킬 준비가 되었는가?’, ‘포기하고 싶을 때 어떻게 나를 일으켜 세울 것인가?’ 로.
걱정을 걱정만 한다면 제자리 걸음이겠지만 해결책이 있으면 불안은 금세 사라져요. 그리고 그 자리엔 걱정 대신 자신감이 차오를 거에요.
저는 낯선 땅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시작해 이번 레터를 준비하게 됐어요. 저는요. 정말이지 이렇게나 재밌는 영어표현이 많은줄 몰랐어요. 그때의 감정들이 없었으면 이런 소중한 기록도, 공부도 없었겠지요.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아직' 수준이 되지 않아서... 우리는 항상 '아직'이라는 말 뒤에 숨어 '실행'을 미루곤 해요. 물론 저도 그랬고요. 비행기표를 취소할 수 없어서 그렇지 마음 속에선 이미 수백번이고 취소를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열심히 공부를 하고 출국을 한다 한들 크게 다를까 생각했어요. 지금이 아니면 누리지 못하는 것들이 분명 있을테니까요.
사실 두려움은 나를 정말로 괴롭히는 감정이 아닐지도 몰라요. 오히려 10만큼의 시행착오를 1이나 2로 줄여주는 아주 고마운 감정이지 않을까요?
걱정을 한다는건 그만큼 나를 사랑한다는 뜻이래요. 미래의 걱정을 안아가며 살고 있다면 오늘과 지금에 최선을 다해보길 권해요. 다음 레터도 재밌고 쉬운 영어표현으로 데리고 와볼게요!